내가 보기엔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의 호언장담을 맹신하는 단계는 이제 완전히 지난 것 같다. 흔히들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타임라인을 두고 머스크 타임이라 부르며 반쯤 농담으로 받아들이곤 하지만, 최근 흘러가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특히 2026년 5월 18일,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에 나타난 머스크, “올해 말 전국 확산” — 실제 38대인데 믿어야 하나? $409 주주는? 이라는 의문이 담긴 테슬라 분석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의 갑론을박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독보적일지 모르나, 머스크가 약속한 미국 전역 확산이라는 타임라인은 실제 데이터와 도저히 메워지지 않는 엄청난 간극을 보여주고 있다.

텔아비브에서 전해진 머스크의 새로운 타임라인과 현실
2026년 5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제9회 국제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 2026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텍사스에서 이미 안전 요원도, 탑승자도 없이 100% 무감독으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차량이 굴러다니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그러면서 이 서비스가 아마도 올해 말까지는 미국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라는 매우 대담한 주장을 펼쳤다.
머스크는 향후 5년에서 10년 안에는 도로 위 전체 주행 거리의 90%를 인공지능 자율주행 차량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직접 운전대를 잡는 일은 미래에 아주 특별한 취미 영역으로나 남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호화로운 연설을 들은 분석가들과 주주들의 시선은 그의 입이 아니라, 현재 텍사스 도로 위를 구르고 있는 실제 차량 대수로 향했다.
실제 38대뿐인 무감독 로보택시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
독립적인 자율주행 데이터 추적 플랫폼인 로보택시 트래커의 집계 자료를 보면 테슬라가 텍사스주 오스틴, 달라스, 휴스턴 3개 도시에서 운행하는 무감독 로보택시는 총 38대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달라스에 5대, 휴스턴에 6대가 배치되어 있으며 나머지가 본사가 있는 오스틴에서 가동 중이다. 전체 규모를 다 합쳐도 동네 대형 마트 주차장 한 구석을 채우기 힘든 수준이다.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구글 알파벳 산하의 웨이모 행보다. 웨이모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오스틴 등지에서 1,000대가 넘는 무인 로보택시 차량을 운행하며 매주 25만 건 이상의 유료 탑승 서비스를 완수하고 있다. 단 38대에 불과한 초기 파일럿 차량을 데리고 단 7개월 만에 미국 50개 주 전역으로 대대적인 확산을 이루어내겠다는 머스크의 호언장담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다.
반복되는 자율주행 약속과 신뢰도의 딜레마
내가 그동안 테슬라의 주가 흐름과 머스크의 인터뷰들을 꽤 오랜 기간 들여다본 결론은 하나다. 머스크가 던지는 자율주행 타임라인은 기술적 이정표라기보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묶어두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 메시지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의 약속 어기기는 벌써 1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15년에도 2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2016년에는 2017년 말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는 자율주행 시연을 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2019년에는 2020년까지 100만 대의 로보택시를 도로에 올리겠다고 했으나 실제 결과는 0대였다. 심지어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때만 해도 고객용 무감독 FSD가 탑승하려면 빨라야 2026년 4분기는 되어야 할 것이고, 수많은 차량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거쳐야 한다고 고백했다. 그래놓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올해 말 전국 확산을 외치는 그의 불일치하는 태도에 실망감을 느끼는 주주들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테슬라 주주들이 던져야 할 차가운 질문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주가 반등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무작정 머스크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테슬라가 축적해 온 100억 마일 이상의 누적 주행 데이터와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구축한 독보적인 AI 컴퓨팅 인프라의 가치는 진짜이기 때문이다.
진짜 장벽은 기술보다 규제와 확장 속도에 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큰 자율주행 시장이자 상징적인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DMV에 아직 자율주행 배포 허가조차 신청하지 않았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굴러가는 테슬라 자율주행 서비스는 자율주행 임시 허가가 아니라 일반 인간 택시 면허 체계 하에서 안전 요원이 개입하는 형태로 시범 운영되는 수준이다. 규제 승인이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가 준비되어 있어도 미국 전역 확산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핵심 요약
일론 머스크는 이스라엘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 2026에서 테슬라의 무감독 FSD가 올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 널리 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독립 분석 플랫폼인 로보택시 트래커 기준 테슬라의 실제 무감독 운행 차량은 텍사스 3개 도시에 단 38대뿐이다.
캘리포니아 DMV 배포 허가 미신청 등 까다로운 주 정부 규제와 지오펜싱 확장 한계를 감안할 때 올해 안 전국 확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주들은 머스크의 현란한 말잔치 대신 실제 각 주별 규제 승인 획득 여부와 배치 차량 숫자의 구체적인 증가 추이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결국 내 생각엔 테슬라라는 기업의 장기적인 방향성은 맞을지언정 머스크가 뱉어내는 타임라인을 100% 믿고 베팅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우리는 이미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머스크의 자율주행 일정표에는 최소 1년에서 2년 수준의 유예기간을 기본 옵션으로 얹어두고 봐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 전고점 부근인 400달러 선 돌파를 기다리는 이성적인 주주라면 새벽녘 화상 인터뷰 속 화려한 슬로건에 흔들리지 말고, 텍사스를 넘어 실제 다른 주로의 규제 승인이 추가되는지 그리고 38대라는 숫자가 언제 세 자릿수 이상으로 도약하는지 진짜 물리적인 지표를 추적해나가야 할 것이다.